- ▲ 경사가 급하고 코스가 변화무쌍해 고난도의 스릴을 맛볼 수 있는 ‘핫포네’ 스키장.
인천공항을 떠난 지 1시간 40여분이 지났을까. 기내식 한 끼 먹고 나니 어느새 고마츠 공항이다. 목적지인 하쿠바까지는 약 4시간 정도 걸린다. 항공료를 줄이려면 고마츠 공항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주머니 부담이 적어지는 대신, 장시간 셔틀버스를 타는 불편은 감수해야 한다.
스키 마을 하쿠바
“슬로프가 길어서 내려오는 재미가 있고, 리프트 기다릴 필요가 없어서 좋아요. 항공료, 숙박, 조식·석식 포함 40~65만원 정도니 따져보면 그렇게 큰 사치는 아닌 것 같아요.” 하쿠바행 셔틀버스에서 만난 송주환(32)씨는 회사 후배와 함께 3박4일 휴가를 ‘핫포네’ 스키장에서 보낼 예정. 보드 마니아인 두 사람은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하는 표정이다.
본전 생각하면 늦잠 잘 수 없다. 이른 아침부터 스키장으로 향한다. 며칠 계속되던 폭설이 그쳐 쾌청한 날씨였다. 리프트는 운행속도가 빨라 착석할 때 ‘엉덩이 조준’을 잘 못 하면 내릴 때까지 구부정한 자세로 가야 하니, 처음에 자리를 잘 잡아야 한다. 내릴 때도 재빨리 내달려야 한다.
‘일본 스키의 본고장’ 나가노현에서도 손꼽히는 스키촌인 하쿠바에는 총 7개의 스키장이 있다. 산을 깎아 만든 것이 아니라 자연지형을 최대한 활용했기 때문에 직선 코스보다 곡선 코스가 많다. 구불구불 난해한 코스가 타는 재미를 더하는 반면, 위험하게도 느껴진다. 한국의 스키장과 달리 슬로프에 펜스가 설치되어 있지 않아 눈발이 날리거나 안개 낀 날엔 자칫 ‘삼천포’로 빠질 수 있다. 경사도 심해 상급 코스에 서면 발 아래로 슬로프가 안 보일 정도. 후들거리는 다리를 간신히 진정시키고 가장 무난하다는 초심 코스에 발을 내딛는다. 순간, 꽈당. 엉덩방아를 찧어도 폭신하고 충격이 적다. 설질이 그야말로 ‘예술’이다. ‘파우더 스노우’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초심코스라고 해서 절대 얕보면 안 된다. 한국 스키장의 초심코스와 차원이 다르다. 스키장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한국에서 중급자 수준이 돼야 이곳의 초심코스를 무난하게 소화할 수 있다고. 그러니 첫날 오전에는 자신에게 맞는 슬로프를 찾는 게 좋다.
스키가 식상해질 즈음엔 온천이 기다린다. 온종일 스키 타느라 지친 몸을 뜨거운 물에 담그면 얼었던 근육도 스르르 녹는 느낌이다. 하쿠바 내 호텔과 여관에는 대부분 온천이 마련돼 있다. 호텔 투숙객은 자유롭게 이용이 가능하지만, 외부 이용객들은 요금을 내야 한다.
수질은 온천이지만, 동네 목욕탕보다 규모도 작고 이용객이 많아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최첨단, 현대식 찜질방에 익숙한 한국인들에겐 70년대 향수마저 느끼게 할 정도로 예스럽다. 눈 덮힌 산을 바라보며 노천욕을 즐길 수 있는 ‘하이랜드’ 호텔 내 온천이나 규모가 큰 ‘주로노유’등은 가볼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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